상속세 신고 때 감정평가 안 받았는데, 양도소득세에서 취득가액을 다시 주장할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세금을 바꾸는 시간’ 유현남 세무사입니다.
상속받은 재산을 양도할 경우, 재산의 취득가액과 관련하여 중요한 대법원 판결이 얼마전에 나왔습니다.(대법원 2025두32147, 2026. 8. 12. 선고)
납세의무자가 상속세를 신고하지 않아
과세관청이 낮은 가액(기준시가 등)으로 상속재산가액을 결정해버린 경우
그 재산을 훗날 양도할 때도 그 낮은 가액이 취득가액으로 그대로 굳어지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어차피 상속세가 안 나올 것 같아서”
감정평가 없이 상속세 신고를 넘기시는 분들이 실무에서 정말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이 판단이 훗날 양도소득세에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
이번 판결을 통해 짚어보겠습니다.
토지나 개별주택을 상속받을 경우
감정평가를 하는 것이 유리할지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이 내용을 먼저 읽어보시고 가시죠.
토지나 개별주택을 상속받았다면, 감정평가를 받는 게 유리할까?
https://blog.naver.com/tax-2016/224349526556
상속세를 신고하지 않아
취득가액이 낮은 가액으로 결정된 것이 이 사건의 출발
원고는 배우자가 2014년 사망하면서 토지 한 필지를 상속받았습니다.
그런데 원고는 상속세 신고를 하지 않았고
과세관청은 이에 상증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울 때 개별공시지가 등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법)에 따라 상속재산가액을 낮게 평가하여 상속세 결정을 하였습니다.
상속공제 등을 고려하면 어차피 상속세액이 ‘0원’이었으므로
원고 입장에서는 이 결정에 굳이 불복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그로부터 약 7년이 지난 2021년.
원고가 이 토지를 매도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양도소득세를 계산할 때 취득가액은
상속 당시 과세관청이 결정한 그 낮은 가액을 그대로 쓸 수밖에 없었고
그만큼 양도차익이 커져 세금 부담도 늘어난 것입니다.
원고는 뒤늦게 감정평가법인 2곳에 감정평가를 의뢰하였고
해당 감정가액 평균가액을 취득가액으로 반영해달라며
경정청구를 했지만 과세관청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결국 ‘상속세 신고 당시 시가를 확정해두지 않은 대가’를 양도소득세 단계에서 치르게 된 셈입니다.
세무서장이 결정한 가액이면
무조건 취득가액으로 확정될까?
(1) 원칙적인 취득가액 산정 방법
소득세법 제97조 제1항 제1호 (가)목 및 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 제9항에 따르면
상속받은 자산의 취득가액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일 현재 상증세법 제60조부터 제66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평가한 가액으로 봅니다.
(2) 세무서장이 결정·경정한 가액이 있다면
다만 세무서장이 결정·경정한 가액이 있다면 그 가액을 우선합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양도자산의 필요경비)
⑨ 상속 또는 증여(법 제88조 제1호 각 목 외의 부분 후단에 따른 부담부증여의 채무액에 해당하는 부분도 포함하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4조부터 제39조까지, 제39조의2, 제39조의3, 제40조, 제41조의2부터 제41조의5까지, 제42조, 제42조의2 및 제42조의3에 따른 증여는 제외한다)받은 자산에 대하여 법 제97조 제1항 제1호 가목을 적용할 때에는 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부터 제66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평가한 가액(같은 법 제76조에 따라 세무서장등이 결정·경정한 가액이 있는 경우 그 결정·경정한 가액으로 한다)을 취득당시의 실지거래가액으로 본다. (2021.02.17 개정)
해당 사건에서 과세관청은 이 규정을 근거로
상속세 신고 때 이미 결정된 낮은 가액이 곧 양도소득세 취득가액으로 확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3) 그러나 대법원은 이 규정의 적용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했습니다.
대법원은 세무서장 등이 결정·경정한 가액이 이 사건 규정에 따라 취득가액으로 인정되려면
그 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 시가여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과세관청이 상증세법 제76조에 따라 가액을 결정·경정한 사실이 있다는 것만으로
그 가액이 무조건적으로 취득가액으로 의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상속세액이 ‘0원’이었던 상황이
납세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였습니다.
대법원이 이렇게 판단한 이유는 납세자의 불복 기회 보장에 있습니다.
상속세 납부세액이 ‘0원’인 경우,
상속인 입장에서는 당장 조세 부담이 없기 때문에
상속재산가액 결정에 대해 별도로 다툴 유인이 없습니다.
향후 그 재산을 양도할지, 언제 양도할지, 그때 양도소득세가 얼마나 나올지는
모두 장래의 불확실한 사정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서 과세관청처럼
“세무서장의 결정·경정이 시간적으로 앞서기만 하면 그 가액이 무조건 취득가액으로 확정된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어떻게 될까요?
상속세 단계에서도, 양도소득세 단계에서도
납세자가 그 가액의 적정성을 다툴 기회 자체가 사실상 박탈되는 부당한 결과가 됩니다.
대법원은 이 점을 들어
세무서장이 결정·경정한 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충족한 경우에 한해서만
이 사건 규정이 적용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했습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상속세를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상속세 신고 자체를 게을리하면 무신고가산세 등 별도의 불이익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 판결은 어디까지나 ‘상속세액이 0원이라 불복 실익이 없었던 경우,
훗날 양도소득세 단계에서 시가를 다툴 기회를 준다’는 의미로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인정된 것은 감정가액이 아니라
유사재산의 매매사례가액이었습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꼭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원고는 경정청구 당시 감정평가법인 2곳의 감정가액 평균을 취득가액으로 주장했지만,
법원이 최종적으로 인정한 것은 그 감정가액이 아니라 유사재산의 매매사례가액이었습니다.
(1) 유사재산 매매사례가액
평가기준일 전후 6개월 이내에 매매·감정·수용·경매·공매가 있으면
그 가액을 시가로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해당 재산과 면적·위치·용도·종목·기준시가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다른 재산(유사재산)의 거래가액도 시가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2) 유사재산 해당 여부는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유사재산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재산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는지를 중심으로
면적·위치·용도·종목·기준시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요소(예: 면적)가 다소 차이가 나더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 유사하다고 평가되면 유사재산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사건 토지와 비교 대상 토지의 면적에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그 면적 차이가 가액 산정에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고 볼 사정이 없다는 이유로
유사재산의 거래가액을 시가로 인정했습니다.
만약 상속일 전후 6개월을 살짝 벗어난 매매사례나 감정가액이 있더라도,
그 사이에 가격 변동이 있었다는 점을 세무서가 객관적으로 증명해내지 못하는 한
납세자가 주장하는 시가를 함부로 부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Tip) 상속 당시 감정평가를 받아두지 않았다면, 훗날 양도 단계에서는 감정평가보다 오히려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이내의 유사재산 매매사례를 찾는 것이 시가 입증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다만 매매사례가액은 감정평가와 달리 사후에 새로 만들어낼 수도 없고 매매사례가액 자체가 없을 수도 있으니, 신고 당시 관련 자료(인근 유사 물건의 실거래 내역 등)를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토지나 개별주택을 상속받을 경우에는 감정평가를 반드시 고려해봐야 합니다.
토지나 개별주택을 상속받았다면, 감정평가를 받는 게 유리할까?
https://blog.naver.com/tax-2016/224349526556
정리하며
이번 대법원 판결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속세 신고 당시 과세관청이 결정·경정한 가액이라도,
그 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 시가가 아니라면
양도소득세 취득가액으로 그대로 확정되지 않습니다. - 특히 상속세액이 0원이어서 신고 당시 불복할 유인이 없었던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이나 경정청구 거부처분을 다투는 단계에서
상속개시 당시의 시가를 새롭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 세법은 원칙적으로 상속세 신고기한이 한참 지난 뒤
소급하여 평가한 감정가액(소급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번 대법원 사건에서도
원고가 제출한 ‘소급감정평가액’은 법원에서 시가로 부인당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인정된 것은 소급감정이 아니라,
상속 당시 평가기준일 전후 6개월 내에 존재했던 ‘유사재산의 실제 매매사례가액’뿐이었습니다.
상속세가 나오지 않는다고 안심하고 넘어갔다가,
수년 뒤 양도소득세에서 예상치 못한 세부담을 지게 되는 사례가 실무에서 적지 않습니다.
상속재산의 향후 처분 계획이 있으시다면 상속세액이 0원이더라도
반드시 감정평가를 받는 것이 유리할지 검토하시고
상속개시 당시 시가를 입증할 자료(감정평가, 인근 유사 매매사례 등)를
미리 확보해두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으며
내용에 오류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세법 개정 및 예규 등의 변경이 수시로 있으므로
개별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세무 판단은
반드시 관련 자료 원문 확인 및 전문가 상담을 통해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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