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이월공제가 없는 가상자산 과세의 주요 문제점
안녕하세요. ‘세금을 바꾸는 시간’ 유현남 세무사입니다.
지난 7월 말 국회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상자산 과세를 추가 유예 없이 예정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8월 초 발표된 세제개편안에도 유예안은 담기지 않았고요. “이번에도 미뤄지겠지”라는 기대는 이제 접어야 할 시점입니다. 오늘은 가상자산 과세의 기본 구조를 알아보고, 과세제도의 한계까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1.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예정
소득세법에 따라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어 연 250만 원을 공제한 뒤 20%(지방소득세 포함 22%)의 세율로 분리과세됩니다. 2027년 1월 1일 이후 양도·대여분부터 적용되며, 첫 신고·납부는 다음해인 2028년 5월입니다.
당초 2022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세 차례 유예를 거쳐 현재는 과세하고 있지 않으며, 국회에서 과세 자체를 폐지하자는 법안도 계류 중입니다. 따라서 시행 여부와 시기는 연말까지 추가 법 개정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을 전제로 이해하셔야 합니다.
2. 코인 교환도 과세됩니다.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 ‘양도’의 범위입니다. 세법상 양도에는 매도만이 아니라 교환이 포함됩니다. 원화로 현금화하지 않았더라도 보유 코인을 다른 코인으로 바꾸는 순간, 교환 시점의 시가로 기존 코인을 양도한 것으로 봅니다. 이더리움을 테더같은 다른코인으로 바꾸는 것도, 알트코인을 비트코인으로 바꾸는 것도 모두 과세대상입니다.
“원화로 출금하지 않으면 세금이 없다”는 속설은 통하지 않습니다. 코인 간 교환으로 소득만 확정되고 현금은 손에 쥐지 못한 채 세금을 내야하는 상황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3. 취득가액은 ‘거주자별 총평균법’으로 계산
거주자의 가상자산 취득가액은 거주자별로 총평균법에 따라 산출합니다. 계산 단위가 거래소별·지갑별이 아니라 ‘거주자 본인’ 기준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여러 거래소와 개인지갑에 나누어 보유하고 있어도, 같은 종류의 가상자산이라면 전부 합산하여 하나의 평균 취득단가로 계산됩니다.
▶ A거래소에서 비트코인 1개를 8,000만 원에 취득
▶ B거래소에서 비트코인 1개를 1억 원에 취득
▶ B거래소 코인 1개를 1억 원에 매각
B거래소에서의 코인을 같은 가격으로 취득하고 매각한 것이어서 체감상 손익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총평균법에 따라 계산하면 취득단가는 9,000만 원[(8천만 원+1억 원)÷2=9천만 원]이므로 오히려 1,000만 원의 양도차익이 있는 것으로 계산됩니다.
Tip) 시행 전 보유분은 실제 취득가액과 2026년 12월 31일 당시 시가 중 큰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하는 특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연말 잔고와 시세 자료는 반드시 보관해두셔야 합니다.
4.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 –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길 수 없습니다
(1) 왜 이월공제가 없지?
가상자산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어 있어, 사업소득에 적용되는 이월결손금 공제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기타소득은 해당 과세기간의 총수입금액에서 필요경비를 차감해 그 해 안에서만 손익을 계산하고, 발생한 손실을 다음 해 이익과 상계하는 방식은 현행 제도상 허용되지 않습니다.
※ 예를 들어 올해 가상자산으로 1억 원을 잃고 내년에 5,000만 원을 벌었다면, 전체 기간으로는 여전히 5,000만 원 손실인 상황임에도 내년의 5,000만 원 소득에는 그대로 세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손실과 이익이 시점만 다를 뿐인데 세금 부담은 전혀 다르게 나타나는 구조입니다.
(2) 해외는 어떤가?
미국은 가상자산 손실을 다른 자본자산의 이익과 상계할 수 있고, 남은 손실은 기간 제한 없이 이후 과세연도로 이월하여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주요국도 대부분 가상자산과 다른 투자자산 간 양도손익 통산과 순손실 이월공제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들 국가가 가상자산을 자본이득세 체계의 자본자산으로 다루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가상자산을 자본이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분류한 결과, 손익통산이나 이월공제 자체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국회에서도 이 부분이 지적되었고, 정부는 “주식투자도 손실 이월공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우선 시행 후 필요시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3) 그렇다면 주의할 점은
이월공제가 없다는 것은 결국 손익 관리를 반드시 ‘연 단위’로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총평균법의 특성상 연초 매도 거래의 손익도 그 이후의 추가 매수로 달라질 수 있으므로, 매도 시점의 이익이 연간 정산에서는 다른 숫자로 바뀔 수 있습니다. 연말까지의 매수 계획까지 함께 고려해 손익을 미리 가늠해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5. 정리하며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는
- 2027년 1월 1일 시행이 유력하지만 국회 논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고,
- 코인 간 교환도 과세대상에 해당하며,
- 취득가액은 거래소가 아닌 거주자 본인 단위로 합산하는 총평균법으로 계산되고,
- 손실이 발생해도 다음 해로 넘겨 공제받을 수 없다는 점이 해외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약점입니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지금부터 거래 기록을 연 단위로 관리하고, 손실이 확정된 해와 이익이 발생한 해가 다를 경우 세금 부담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인지하고 대응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으며, 내용에 오류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세법 개정 및 예규 등의 변경이 수시로 있으므로
개별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세무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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